
성혜_alice
작가의 대표 글
#첫 번째 행운_설렘-오늘은 친구들을 만나는 날.몇 해를 같은 서울 아래 살면서도서로 생활이 달라 쉽게 날을 잡지 못하다가이번엔 셋 다 큰 마음을 먹고 날을 잡아 만난다.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엄마로 살다 보니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좀처럼 낼 수 없었다.사는 곳도 동서남북 제각각이라, 결국 만남의 장소로 잡은 곳이 공항이다.일찍 준비해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오랜만의 외출, 발은 아프고 봄비는 왜 그렇게 오는지,한동안 집에만 있다가 이유 있는 외출을 하니 좋았다.비가 그친 뒤 공기는 청량했고, 하늘은 맑았다.아파트를 나서자마자 마주한 하늘이 너무 예뻐서나는 걸음을 멈춰 잠시 눈을 감고 햇살을 쬐었다.어릴 적 소풍을 앞두고 설레던 마음처럼,학교 도착 전까지 뛰던 심장의 고동처럼,오늘 내 마음도 쉴 틈 없이 뛰고 있었다.멈추지 않고 뛰던 그 감정을 나는 오늘 오랜만에 느낀다.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어떤 이들은 여행을 앞둔 설렘으로,나는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설렘으로,서로 다른 설렘을 가슴에 안고 공항버스에 올랐다.오늘만큼은 여중생 시절, 철없던 소녀로 돌아가 마음껏 놀다 와야지오롯이 나만을 위한 하루.이래도 되나 싶은,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와야겠다.늘 가족을 위한 일상 속에 살다가오늘은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하루다.풀은 뽑아도 뽑아도 다시 그 자리에 자라난다.풀은 그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나는 어느 순간부터 설렘이라는 감정이 내 안에서 뽑혀 나갔다고 생각했다.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엄마로 사는 동안, 내겐 더 이상 설렘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 내 심장이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질긴 풀처럼, 설렘이 다시 자라고 있었다.성큼성큼,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자라나 있었다.그래, 나에게도 여전히 설렘이 있었다.
성혜_alice 작가의 말
성혜_alice 작가의 말나에게 인생은 숙제와 같았다.요령 부릴 여유도, 넘겨볼 참고서도 없었기에혼자 꿋꿋하게 빽빽한 문제들을 풀어나갔다.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세상살이 별거 없더라.말 많고 탈 많은 세상에서내 인생의 흔적이 누군가의 외로운 인생에 요령이 되길,참고서가 되길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내 보통의 하루와, 그 하루의 기록이누군가에게 읽혀져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