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옥
작가의 대표 글
사랑찬가-누군가를 마음에 품게 되면 자주 울었다. 나를 휘감는 감정을 못 이기고, 앓아누워야 해야 했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채로, 온몸이 눅눅히 젖도록 울음을 놓았다. 행복해서도 그랬고, 정말 아파서도 그랬다.진짜 사랑을 하면 그랬다. 사랑은 내게 늘 가뭄 속 단비 이자, 오래도록 이어진 장마 같았다. 단 한 방울일 뿐인데도, 꽃을 피울 수 있었고, 뿌리부터 눅눅히 잠겨 들어 남김없이 썩어 버리기도 했다.사랑받고 싶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사랑하는 상대 역시 나를 같은 마음으로 봐주길 소망하지 않나. 늘 나의 상대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당연한 듯 만족을 몰랐다. 그 무엇도 담을 수 없는 깨진 그릇 같은 자신을 붙들고 가여워할 뿐이다.낭만을 빼앗긴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아주 가끔은, 사랑이 세상의 전부인 채 사는 스스로가 버겁다. 사랑만으로 살 수 없다. 아마 그런 것 같다. 사랑 하나에 유일한 목숨을 내놓고, 독극물을 단숨에 들이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모한 선택은 그저 미련함으로 여겨질 뿐이다.그럼에도 나는 너무나 쉽게 사랑에 목을 내놓는다. 타오르는 불 앞에 마른 땔감과 같다. 한 치 앞도 생각하지 않는 불나방처럼 언제든 일렁이는 화염 속에 몸을 내던져, 남김없이 재가 되고 만다.당신의 웃음 한 조각, 눈길 한 모금으로 나는 연명한다. 굶주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의 발치에서 작은 관심과 눈길을 기다리는 일뿐이다.그래도 나는 언제나 지금처럼, 낭만을 넉넉히 삼킨 채로 살아가고 싶다. 여린 살결 같은 감정들에 대한 열변은 한낱 나약함을 전시하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언제든 타오르는 불길 속에 몸을 지져가며, 행복하고 아프고, 그럴 거다.사랑이 내가 사는 세상의 전부라고 그렇게 믿고
유옥 작가의 말
유옥 작가의 말안녕하세요, 작가 유옥입니다.삶의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저를 길어 올린 것은 결국 다시 '사랑'이었습니다.한때 상실과 애도가 전부였던 제 기록이, 이제는 〈사랑예찬론〉이라는 이름의 작은 조각이 되어 당신의 곁으로 흐릅니다.이 문장들은 제가 죽고 싶었던 밤을 지나, 기어이 살고 싶어 길어 올린 빛의 파편들입니다.길고 무거운 위로 대신, 당신의 손바닥 위에 놓일 이 작은 온기가 지친 일상의 다정한 숨구멍이 되길 바랍니다.우리, 기어이 다시 사랑하며 살아내기로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