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ck
Gin

Gin

title<디아이>
books4
price10,000키링옵션 +5,000

작가의 대표 글

#1.-" 오랜만이네요, 지은양. "" 네... "" 한동안 오지 않길래 괜찮아졌기를 바랬는데... 아직도 잠에 들기가 어렵나요? "" ... 약이 다 떨어졌어요... 그냥 약만 주세요. "" 흠, 약이 왜 필요한지 알아야 처방 해 줄 수 있다고 전에도 설명 해줬을텐데요. "" 이야기는 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냥... 자려면 약이 필요한데 여기 아니면 구할 수가 없어서 온 것 뿐이에요. "" 혹시... 본가에 다녀 왔나요? "재아의 물음에 지은은 입을 닫았다.지은에게 있어 본가는 일종의 금기어와 같았다.지은은 10여년 째 상담 치료를 받고 있는 재아의 오래된 환자였다.재아는 눈을 피하는 지은을 지긋이 바라만 보며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아요... 약, 약 좀 주세요... "" 하아, 어쩔 수 없네요... 대신, 언제든 어느 시간이던 상관 없이 연락해도 괜찮은 것 알고 있죠? "" 네... "재아는 씁쓸함을 입에 머금으며 지은에게 처방전을 작성 해주었다.처방전을 낚아 채듯이 가져가는 지은의 손길에서는 조급함마저 보였다." 하루 두 번, 식후 30분 이내에 먹어요. 그리고... "" 알아요. 한, 두번 오는 것 아니잖아요... 가볼게요. "문을 열고 나서는 지은에게서 은은한 혈향이 피어 올랐다.재아는 그녀의 뒷 모습을 보며 그녀가 또 다시 깨어진 유리판 위에 올라가려는 것은 아닌지 두려웠다.지은은 나온 길로 곧장 약국으로 향했다.입술이 달 달 떨리고, 숨이 조금씩 가빠져 오고 있었다.지은은 얼른 처방 받은 약을 털어 넣고서 이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이 지긋 지긋한 악몽은 자취가 사라져 괜찮아 졌다고 방심할 때 즈음, 또 다시 나타나 자신을 나락의 구렁텅이 속 깊은 심연으로 끌고 들어간다." 21,000원 입니다. "종이 봉투 가득 몸을 구겨 넣은 약들은 지난 10년간 밥보다 더 많이 먹었던 것들이었다.집에서도 병원에서도, 도망을 다니면서까지도 이것만큼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어서 괴로웠었지. 그렇게 생 살을 쥐어 뜯어 가면서 참아내었던 약인데.지은은 약국 문을 나서기가 무섭게 약 봉지 하나를 뜯어 입에 털어 넣었다.아그작, 아그작 증오하는 상대가 눈 앞에 있는 듯, 그렇게 짓이겨 삼켜 넘겼다.지은에게 고통이란 삼켜 넘겨야만 하는 쓰디 쓴 독약이었다.집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도 단촐한 4평 짜리 단칸방.그 흔한 냄비 하나, 그릇 하나 없고 바닥에는 속이 헤집어져 입을 벌린 백팩 하나와 구겨진 페트병들 뿐.덩그러니 놓인 매트리스 위로 아무 무늬 없는 짙은 어둠 뭉치가 대충 올려져 있다.화장실에도 외로이 놓인 칫솔 하나, 그 곁을 지키는 것 또한 오롯이 수건 한장 뿐이다.약 기운이 돌아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지은은 세탁기를 돌렸다.이사 올 때부터 놓여 있던 세탁기는 제대로 작동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덜덜 거리며 소음을 만들어 냈다.통돌이 세탁기가 만들어 내는 소음은 텅 빈 공간을 울리며 소리를 키웠다.뚜겅을 들어 삐그덕 거리며 돌아가는 세탁조 안을 보며 지은은 차라리 저 안에 들어가 같이 돌고 싶은 마음이었다.그러면 이 얼룩진 삶이 조금은 깨끗해지지 않을까.벽에 기대어 감은 눈 사이로 제멋대로인 악몽이 재생 버튼을 눌렀다.자신을 무시하기에 바쁜 엄마, 자신을 마주하기만 하면 더러운 벌레 취급하는 아버지가 있는 역겨운 집.그렇게 질색을 하면서도 명절마다 집에 안 오냐며 온갖 욕을 늘어 놓는 두 사람 때문에 억지로, 억지로 지옥을 찾아간다.나는 왜 이 길을 걷는 것일까.이제는 그 때처럼 어리지 않으니까 가지 않아도 될텐데.피할 수도 있고, 다시 도망쳐도 되는데 왜 다시 이 길에 서 있을까.한 걸음, 한 걸음이 족쇄를 찬 것처럼 무겁기만 하다.내딛는 걸음 마다 온 몸에서 피가 주욱, 주욱 뿜어져 나온다.죽었음에도 죽지 못한 좀비처럼. 어거지로 꿰어 맞춰져서 움직이는 프랑켄슈타인처럼....계속

Gin 작가의 말

그저, 오늘도 끄적이는 하루활동명 Gin, 삼남매 엄마이자 글 쓰는 알바생 김선화입니다. 산책길에 떠오른 생각이나 일상 속 감정들을 글로 엮어, 마치 영화를 보듯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을 그려내고자 합니다. 동화, 소설, 산문 등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잡식성 작가로서 독자들에게 순간의 감동과 여운을 선물하고 싶어요. 대표작인 도서키링은 NFC 태그를 통해 여러분과 소통하는 특별한 출판물로, 연재 형식으로 꾸준히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마음 가는 대로 흑백의 세계를 그리며, 니체와 고흐처럼 깊이 있는 영감을 추구합니다.“조용히 페이지를 넘길 때, 나와 함께 그 장면 속을 걸어가길 바랍니다.

An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