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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벤치에 앉아 아까 사 둔 소보루빵을 뜯고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저기 앞에 아이 하나, 아빠로 보이는 어른 하나가 보인다.두 사람은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둔 채로 겨울바람에 연을 날리고 있었다.아이가 쥐고 있는 연은 거센 바람에 정신을 못 차렸다.저 가오리연을 하늘에 올려두려고 저 아이는 분명 열심히 뛰어다녔을 것인데.연이라는 게 그렇다.올려두기만 하면 끝인 줄 알았지만 바람은 늘 불고연은 바람을 따라가고파 한다. 날 따라가려는 것이 아니라.연날리기에 조금은 익숙해진 아이는 아빠의 곁으로 가서 뭐라고 속삭인다.그러고는 자기 가오리연보다 더 늠름한 모습으로 날고 있는 아빠의 방패연을 가리킨다.방패연이 탐이 난 모양이다.아빠는 분명히 일러주었을 거다. 방패연이 날리기 훨씬 어렵다고.그때 바람이 분다. 아이가 연을 놓칠 뻔했다.남의 연은 더 멋지고 가치 있어 보인다.그런 생각이 들면 내 연은 더없이 초라해지고 실을 붙잡고 있는 손은 힘을 뺀다.그때 바람이 분다면그대로 놓치는 것이다. 나의 연이 이젠 내 손에 남아있지 않는 것이다.가오리연이 갑자기 방향을 잃었다.아이는 연과 줄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아빠에게로 간다.연의 줄이 제대로 엉켜버렸다.엉킨 줄을 푸는 것, 줄이 엉킨 연이 방향을 잃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그만큼 힘들고 서러운 일도 없다.혹여나 끊어질까 걱정하는 저 마음의 무게는 나풀거리는 연의 무게에 반비례한다.내가 줄을 잘못 조종한 것이기에 바람을 탓할 수도 없지 않은가.다행히 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아이의 얼굴에도 미소가 돌아왔다.하지만 확실한 건저 연은 언제든 끊어져서 아이를 떠나갈 수 있다.줄이 다시 엉킬지, 아니면 다른 연이 날아 들어와 끊어버릴지그건 아무도 모른다.연이 아이를 떠난다면 아이는 슬퍼할 것이다.당연한 일이다.하지만 연이 떠났다고 모든 것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하늘로 보내기 위해 열심히 뛰고바람을 이기려 애를 쓰고간절한 마음으로 줄을 풀던 모든 순간은아이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아 오래도록 머문다.마지막 소보루 가루까지 모두 입에 털어 넣고 일어설 때,아이와 눈이 마주쳤다.아이가 먼저 눈을 살짝 찡그렸고 그 모습을 따라했다.아이가 오래 붙잡고 있었으면 좋겠다.손에 쥔 저 연도, 다른 연(緣)도.
Author's Note
한윤재 작가의 말
한윤재 작가의 말안녕하세요, 작가 한윤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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