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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d Writing
작가의 대표 글
다시, 기차를 탄다-스물의 나는작은 가방 하나 메고부산행 열차에 올랐다창밖으로 지나가던 바다와귤 냄새 섞인 역의 공기맞은편에 앉아 웃던 사람 하나이어폰 한 쪽을 나눠 끼고부산까지 몇 시간을 달려가면서도우리는 지루한 줄 몰랐다차창 밖으로 바다가 스치면괜히 어깨를 더 붙여 앉았고낯선 역에 내려서는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웃었다나는 아직도 가끔그때의 나를 떠올린다열차 문이 닫히기 직전의 설렘누군가를 기다리던 오후내 이름 하나만 불려도세상이 환해지던 나이하지만 시간은기차처럼 한 방향으로만 흘러나는 어느새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지금의 기차 여행은낭만보다 전쟁에 더 가깝다막내는 출발 전부터 배고프다 울고둘째는 창가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울고첫째는 또 화장실이라며 손을 잡아끈다나는 식어버린 김밥을 급히 삼키고바닥에 쏟아진 음료를 닦다가"엄마, 아직 멀었어?"그 말을 몇 번이나 듣는다예전엔 차창 밖 풍경으로계절을 읽었는데지금의 나는아이들 신발 한 짝을 찾느라창밖 한 번 제대로 바라볼 틈조차 없다그래서 가끔덜컹이는 열차 안에서스물의 내가 생각난다부산으로 향하던 어린 여자사랑 하나만으로도가슴이 벅차오르던 사람그 애는 지금의 나를 보면조금 놀랄지도 모른다짙은 다크서클 아래한 손엔 물티슈한 손엔 과자 봉지를 쥔 채...계속
Author's Note
김은혜 작가의 말
김은혜 작가의 말누군가의 이야기를 쓰던 방송작가에서, 이제는 세 아이의 엄마로 자신의 이야기를 씁니다.방송극작을 전공하고 방송작가로 일하며누군가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일을 했습니다.그러다 결혼을 하고,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하루의 시작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되고하루의 끝에는 정작 내 이름은 한 번도 불리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날이 많아졌습니다.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울음을 달래고,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동안나는 어느 순간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조금씩 잊고 있었습니다.하지만 가끔 아이들이 잠든 밤이면문득 오래전의 내가 떠올랐습니다.혼자였던 어린아이.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돌아가던 아이.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스무 살의 나.그리고 지금, 세 아이에게 가장 먼저 불리는 엄마가 된 나.돌이켜보니나는 아주 오래전부터‘버티는 법’을 배우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그래서 지나온 시간을 잊지 않기 위해한 줄씩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어린 시절의 외로움도,사랑했던 날들의 기억도,엄마가 된 뒤의 지친 하루도지나고 나면 모두 사라질 것 같았지만글로 남겨두면그때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서른다섯의 엄마」에서는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의 나를 바라보고,「버티는 아이」와 「살아남은 사람」에서는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봅니다.그리고 「다시, 기차를 탄다」에서는사랑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던 스무 살의 나와세 아이와 함께 기차에 올라탄 지금의 나를 마주합니다.돌아보면내 인생의 모든 시간은 서로 다른 것 같으면서도하나의 선로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외로웠던 아이도,사랑에 설레던 스무 살도,세 아이를 품에 안고 살아가는 지금의 나도결국 모두 같은 나였습니다.어쩌면 우리는 살아가면서과거의 나를 너무 쉽게 불쌍하게 여기거나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이제는 압니다.그때의 내가 잘 버텨주었기 때문에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될 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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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