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운
작가의 대표 글
소중한 것-세상에 떠도는 만물을 천태만상으로 소중히 대했다. 그 가냘프고 사나운 것을 곁에 품어보고 애지중지해도 이유가, 구실이, 의미가 필요했다. 편지는 적어준 대상이 있어야 했고 고마움을 느껴야 했으며 잊지 않겠다는 소박한 명심이 필요했다.장소는 그날의 온기와 감정을 기억해야 했고꼭 다시 오겠다는 다짐이 필요했다. 영화는 여유로웠던 하루를 의식해야 했고줄거리 상관없이 나를 울리거나 웃기던 장면을 포착해 끊임없이 떠올려야 했다.음악은 가사와 볼륨을 키우며 내쉬던 공중의 향기를, 떨림을 필요로 했고 추억을 회상시켜 흉터에 상처를 입힐 각오가 필요했다.사람은 전부를 필요로 했다.나는 많은 걸 보호하며 지켜냈다. 오랜 시간 곁에 품은 채 감당했다. 하지만 결국 시간에 묶이고 조여져 순환이 되지 않았다. 하나 둘 지치거나 의미를 잃었기에 그래서 점차 손을 놓기 시작했다.끝내 아무리 소중했던 것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지워가며 드디어 지킬 것이 없어 편해졌는데 의욕을 상실했다. 세상을 살아갈 힘도 함께 어딘가에 버려졌다.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감당하던 내가, 나조차 견뎌내지 못하게 됐다."언젠가 사라질 거라고 믿고 버렸던 소중한 것들이사실은 나를 소중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었구나.내가 나의 무게에 짙눌리지 않게 버티게 해 줬구나.하루를 더 살아가게 희망을 주었구나."나는 깨달았다. 소중하게 느꼈던 것은 소중의 제물로 바쳐질 까닭이 없다는 걸. 소중하지만 보잘것없던 물건이 결국 내게 힘이 된다는 걸.가슴이 쓰리거나 웅장해지는 그것을, 그저 오래 품을 인내와 감정의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정해운 작가의 말
정해운 작가의 말안녕하세요. 정해운 작가입니다.
